9월 25일 연중 제25주간 월요일
지난 토요일 묵상에서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려주시고
그 비유를 직접 설명하여 주셨습니다. 씨가 뿌려진 땅에 비유되던 네 부류
의 사람들, 그들 모두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결국 마지막 부
류의 사람들(좋은 땅)만이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
내로써”(8.15) 열매를 맺습니다. 이 비유의 설명에 바로 이어지는 오늘 복음
도 ‘말씀을 듣는’ 주제와 깊은 연관됩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 말씀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곧 그저 듣기만 할 것인
지 아니면 들은 말씀에 기꺼이 응답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될 것인지
잘 헤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등불은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행동으로 열매 맺는 사
람들을 가리킨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빛을 내며 집 안을 환히 밝
히는 사람들입니다. ‘들어오는 이들이 그 빛은 보게 한다.’는 것은 아직 말씀
에 맛 들이지 못한 사람들이 그들에게서 발하는 빛을 보게 됨을 의미합니
다. 다시 말하면 말씀으로 열매를 맺은 사람들이 아직 어둠 속에서 헤매는
이들의 길을 비추며, 그들을 참된 신앙으로 인도하는 구실을 한다는 것입니
다. 그렇게 빛을 밝히는 등불은 그릇 속이나 침상 밑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
여 세상을 비출 수 있고, 그렇게 하느님의 말씀은 점점 많은 사람에게 퍼져
나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가 모두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하느님 나라가 실
현됩니다. 하느님 나라는 비록 지금은 숨겨져 있고 감추어진 듯 보이지만,
때가 되면 반드시 그 모습을 훤히 드러낼 것입니다.
우리는 말씀을 어떻게 듣고 있습니까?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랑
의 실천으로 결실을 거두는 데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등
경 위에 놓인 등불처럼, 우리에게 나오는 빛으로 감추어진 하느님 나라의 신
비를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이들을 당
신의 어머니요 형제들, 곧 당신의 참가족으로 받아들이십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8.21).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